나의 목공

가죽나무와 약통받침

즐거운목수 2020. 3. 5. 23:44

며칠 전 뒷산에 올라갔다 썩은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들고 왔는데

이 녀석이 속은 썩지 않고 색깔도 붉은 것이 예쁘다고 마님이 따로 보관해 두었습니다.

인터넷을 '속이 붉은 나무'하고 검색하니 가죽나무라고 하네요.

직경이 약 10cm정도 합니다. 

크게 쓸일이 없어 한쪽 구석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었는데

이전에 사둔 육각타일과 결합하여 약통받침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약통받침이 뭐냐고요.

요즘은 젊은애들도 그런가요.

밥은 안먹어도 웬 영양제는 3~4개씩 먹으니 약통이 4~5개. 

매일 매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아들을 보며

 '니 아부지는 니 나이 때는 그런 거 안 먹고도 건강하였다'라고 하니 마눌님이 뭐라 합니다.

예전에 어머님이 한 주먹씩 약을 드시는 것을 보면서,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다고 놀렸는데

이젠 마눌님과 제가 그 상황이 되었네요.

그러다 보니 약통이 탁자 위에 한쪽을 차지하여 정리할 쟁반 같은 것이 식탁 위에 필요합니다.

 

그래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뒹굴뒹굴 놀고 있는 가죽나무를 반으로 가릅니다.

겉은 썩었어도 반을 가르니 속살이 빨가네요.

 

냄비받침으로 만들라고 구입하였던 육각타일 (1면이 10cm)

 

육각타일에 밑판 붙이기

합판을 뒷면에 육각타일보다 3mm 크게 재단하여 실리콘으로 붙여 둡니다.

 

가죽나무 재단 및 가공

5cm폭(나중에 약통받침 높이)으로 길게 재단한 가죽나무에 합판이 삽입될 홈을 파 둡니다.

트리머를 거꾸로 작업대에 고정시키고 홈을 파냈습니다.

 

육각으로 만들려면 나무를 세워서 각도를 주어 재단하여야 하는데 이 각도와 길이가 엄청 중요합니다.

육각타일의 1면 길이가 10cm인데

1mm 이하로 정밀하게 재단이 안되니 감에 의존하여 재단하는 수 밖에 없네요.

(사진은 나중에 다시 재단할 경우를 대비하여 찍어놓은 것인데, 찍어 놓고 보니

각도절단기가 관리를 안 하여 고물 같습니다.)

 

조립과정은 사진이 없네요.

타카와 목공본드로 조립했는데 육각 맞추느라 엄청 고생해서 혼이 나갔습니다.

 

오일 칠하고 완성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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