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주택 리모델링/고쳐가며 살기

개비온 축대 홀로 쌓기

즐거운목수 2022. 12. 24. 22:57

2021.10.20~2021.11.30

1. 집 앞쪽 돌축대 

약 25m 정도 있는데 50년 전 집주인이 마을사람과 주변 돌을 모아 쌓은 것이라

매년 봄이면 일부가 허물어지고 다시 쌓고 다시 쌓고 반복하고 있어

축대를 다시 쌓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만

아래 땅 주인과의 토지경계가 명확하지 못하여 축대 다시 쌓기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돌 축대

 

2. 축대 쌓기 결심

2021년 봄 아래 땅 주인이 바뀌면서 재측량을 하여 경계가 확실해지고

이것을 경계로 축대를 쌓으면 되겠다는 생각에

토지경계에 대한 확인과 축대 쌓는 동안 아래 땅을 이용하여야 하는 문제도 있어

아래 땅의 새 주인과 협의 추진하였더니

현재 자신의 땅이 축대밑으로 경사가 져서 경사를 깎고 축대를 높였으면 한다는 이야기 더군요

그래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축대를 쌓는 것은 제 비용부담이지만

땅을 파서 아래로 축대를 높이는 것은 아랫집 부담이라 '같이 합시다' 제의하였지만

2개월 후 아래 집은 2~3년 후에 할 계획이라네요.

사실 저는 올 가울에는 할 계획이었거든요.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 

그냥 저 혼자 새로운 지적경계선으로 하여 현 경사 그대로 축대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3. 축대 재료 선택 및 자재 준비

축대 재료로는 아래 3종을 고려하고 있는데 

완성 후 모습은 두 번째 보강토 옹벽이 가장 좋지만

제가 혼자 축대 쌓기를 하는 것이라 보니 선택에 여지가 없습니다.

재료 1개의 무게가 1번은 380kg, 2번은 46kg - 혼자 들고 이동하는 것은 불가

그래서 3번 개비온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안에 채우는 돌은 현 축대에서 빠져나오는 돌로 깨서 채우기로 하고요. 

마을 입구에도 개비온으로 산 절개지를 2m 높이로 쌓은데가 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도 짱짱한 것 보니 튼튼하겠네요.

하지만, 기초(버림 콘크리트)와 흘러들이는 물길을 충분히 고려해야겠지요.

 

4. 축대 쌓기

1) 설치 계획

   ㅇ 개비온은 철망 굵기가 3.2mm, 4.0mm, 4.5mm, 6.0mm 4종이 있는데

        축대로 단단하게 6mm를 사용하였으면 좋겠지만, 4.0mm와 6.0mm 가격 차이가 크고

        6mm는 제가 작업하기가 어려울 것 같기에 4.0mm로 선택하였습니다.

         - 2021년 6월 당시에는 29,300원이었는데 2022년 12월 27,000원

           (2021년 이후 모든 가격이 올랐는데 이 녀석은 가격이 인하되었네요?)

    ㅇ 개비온 축대 쌓기를 2단(2m)으로 하되, 1단은 깊이가 54cm, 2단 30cm로 설정하고

         1단의 20cm를 지표 밑으로 삽입 - 안정을 기합니다.

    ㅇ 우측 사진이 이를 위해 직접 당진 공장에서 구입해 온 개비온

 

2) 설치 사진

ㅇ 지표 밑으로 30cm를 파고

     '철 메쉬'를 넣고 시멘트와 모래, 자갈을 혼합하여 바닥에 15cm 깔고

    그 위에 사각으로 결합한 개비온을 올려놓습니다.

 

ㅇ 개비온 안을 채우는 돌은 이전 축대에서 빠져나오는 돌을 사용합니다.

     개비온 용 희고 까만 돌을 크기별로 판매도 하지만 

     축대에서 빠져나온 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를 사용합니다.

     크고 납작한 것은 전면에 배치하고 못난 돌은 안쪽과 뒤쪽으로 배치


 

ㅇ 하루에 개비온 1개씩 쌓았네요.

 

ㅇ 개비온 뒤쪽에는 부직포를 깔아 흙이 개비온으로 유입되어 빠져나오는 것을 방지하고요

     개비온이 직각으로 서면서 확보되는 빈 공간은

     아래는 모래와 자갈, 위는 흙으로 채워

     배수를 수월하게 하고 위에는 꽃과 나무를 심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ㅇ 뒤로 약간 기울어지게 쌓는다고 하였는데

    쌓아 놓고 보니 폭 2칸 정도가 윗부분이 앞으로 기울어진 느낌.

    그래서 해당 부분을 굵은 끈으로 묶고 마당에서 댕기고는 1단과 2단 개비온 사이에

    굴러다니는 아연수도관을 넣고 모래+자갈+시멘트로 반죽하여 꾹꾹 채웠습니다.

     (아래 사진 오른쪽 중간부분)

    진행 잘 되었는데  옥에 티입니다.!

 

5. 완성된 축대

40일 만에 완성된 축대입니다.

작업 한 달이 넘어가니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아우님이 주말에 내려와서 1박2일 도와주었고

완성 후에는 내가 이것을 했다는 마음도 생기네요.